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와 거리로 들어서는 초입에는 ‘HBAF(허니버터 아몬드 앤 프렌즈, HONEY BUTTER ALMOND & FRIENDS)’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 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명동 골목의 각종 상점에서도 허니버터 아몬드 시리즈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형형색색의 아몬드 패키지로 가득 찬 길거리를 보고 있으면 이제는 양념 아몬드를 한국 특산품이라 쳐도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니버터 아몬드를 출시한 길림양행에서는 현재 20여 종이 훌쩍 넘는 양념 아몬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맛으로 미각을 사로잡고, 깜찍한 캐릭터와 패키지 디자인으로 시각을 사로잡은 허니버터 앤 아몬드 프렌즈! 아몬드 친구들의 귀여움을 눈으로 맛보자.
(이미지 출처: 길림양행 공식 웹사이트 http://gilim.co.kr/)
사진이나 실사에 가까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내용물의 형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타 간식류 제품의 패키지와는 달리, 허니버터 아몬드 앤 프렌즈는 내용물보다는 주재료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허니버터 아몬드” 패키지에서는 제품명 그대로 아몬드(캐릭터)와 버터, 꿀을 보여주는 식이다. 또한 한두 개의 주요 개체가 두드러지기보다는 다수의 캐릭터가 오밀조밀 모여 제각기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것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꿀벌이 되어버린 아몬드가 꿀이 묻은 버터를 나르고 있거나, 꿀을 얹은 버터 위에서 만세를 부르는 모습은… 귀엽다. 여기에 손맛이 느껴지는 화풍까지 어우러지니, 마치 한 점의 풍속도를 보는 듯도 하다.
김홍도, 타작(打作), 단원풍속도첩(檀園風俗畵帖)에서 종이에 담채, 27cm x 22.7cm, 국립 중앙박물관 소장(이미지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https://commons.wikimedia.org/)
인절미 아몬드 패키지(이미지 출처: 길림양행 공식 스토어 https://smartstore.naver.com/nutsfamily/)
김홍도의 ‘타작’과 ‘인절미 아몬드’의 패키지 앞면을 비교해 보자. 주제가 되는 대상(곡식의 낱알을 줄기에서 털어내는 세 사람과 떡메를 치는 두 아몬드)이 있기는 하지만 주변부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아몬드의 크기와는 별 차이가 없다. 두 그림 모두 ‘타작’과 ‘인절미 만들기’라는 중심 업무와 부수적인 업무를 한데 묶어 익살스럽게 보여주고 있으며, 일꾼들을 감시하며 노닥거리는 갓 쓴 양반이 등장한다는 점도 닮았다.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화로에 불을 지펴 구운 김에 소금과 참기름을 바르는 아몬드, 팥죽 그릇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올라타 춤을 추는 아몬드, 높이 쌓은 인절미 위에 올라타 여유롭게 부채를 부치는 아몬드… 허니버터 아몬드 앤 프렌즈는 캐릭터로서 단독적으로 기능하기보다는 주변의 다른 요소들과 어우러지고, 여러 개의 개체가 재미있게 움직이는 순간을 포착해 하나의 풍경을 만듦으로 패키지의 역할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길림양행 공식 사이트 https://smartstore.naver.com/nutsfamily/)
산와 콩 월드(이미지 출처: 산와머니 웹사이트http://www.sanwamoney.co.kr/)